출처: https://www.mk.co.kr/news/economy/12153162
한국과 이집트가 다음 달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한다. 중동 정세 악화로 중요성이 커진 ‘원유 우회 수송망’ 등 에너지 공급망 협력이 이번 회담의 주요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15일 정부 안팎에 따르면, 양국 정부는 다음 달 이집트 측 정상급 인사의 방한을 포함한 고위급 회담 일정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는 이에 대해 “양국이 정상 간 만남을 포함해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다만,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지난해 11월 이재명 대통령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간 정상회담의 후속 성격이 짙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양국은 아프리카 국가로는 처음으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체결을 위한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수에즈운하경제특구에 석유화학·자동차·조선 등 한국 기업의 투자를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회담에는 에너지 공급망 문제도 새로운 현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기존 원유 수송망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에즈운하와 ‘수메드 파이프라인’을 활용한 지중해 우회 수송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수메드 파이프라인은 홍해 연안 아인수크나에서 지중해의 시디케리르까지 약 320㎞를 연결한다. 수에즈운하와 함께 중동산 원유를 지중해로 빼내는 핵심 통로로 꼽힌다. 한국 정유사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이어 후티 반군의 위협으로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통항까지 어려워지자, 사우디 얀부항에서 선적한 원유를 수에즈운하나 수메드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송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동산 원유의 우회 물량이 늘면서, 수메드 파이프라인의 처리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해운 데이터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지난달 시디케리르의 원유 선적량은 하루 평균 213만9000배럴로 6월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향후 우회 수요가 더 늘 경우 병목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국으로서는 중동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수메드 파이프라인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협력 기반을 마련할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지중해 우회항로를 활용한 원유 수송 협력이 논의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도 전날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 주재로 열린 원유 수급상황 긴급 점검회의에서 “수에즈운하 등 우회항로 전환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집트 역시 수에즈를 중심으로 에너지 물류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최근 원유·석유제품 수송과 저장 인프라를 확충해 자국을 역내 에너지 공급망 허브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해외 자본을 대상으로 관련 인프라 투자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은 안정적인 우회 수송망 확보가 필요하고, 이집트는 한국 기업의 투자 확대를 원하는 만큼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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